처음 해외취업을 시작할 때, 다른 나라에서 도전해야 하기에 드는 마음이 있습니다. 바로 두려움이죠. 지난 포스팅에서는 해외취업을 위해서 3개월의 여유 자금, 1달의 임시숙소를 마련해 도전한 싱가포르 취업 선배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죠! 오늘은 동남아에서 일하는 것에 대해 전달드리려고 합니다! 그럼 바로 시작해 볼까요!

이러한 노력 끝에 현지에 와서 면접에 도전한지 딱 2개월만에 잡 오퍼를 받게 되었는데, 한국에서도 일했던 미쓰비시전기의 싱가포르 지사였다. 계약직이었지만 같은 미쓰비시전기 그룹에서 일했던 경험이 면접관이 흥미를 가진 요인이었으며, 말레이시아인, 싱가포르인만 접해오던 면접관에게 한국인 지원자라는 것도 하나의 플러스가 된 부분이었던 것 같다고 분석된다.

해외에 살다 보면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것을 인식할 때가 많다. 특히 동남아시아에 일하면서는 한국인이기 때문에 겪는 긍정적인 경험들이 많았다. 경험상 싱가포르에 나와 있는 일본인 주재원의 경우 아시아 지역 세일즈를 주로 담당해서, 과거 한국을 담당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나의 면접관이었던 일본인 상사도 그러했는데, 한국 시장을 담당하면서 기억에 남았던 일화를 소개해 주었다. 한국인 고객이 방문해와서 미팅을 가졌는데, 불리한 쪽으로 미팅이 진행되자, 한국인 고객이 갑자기 종이를 꺼내더니 무언가를 열심히 적었다고 한다. 그래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하고 묻자, 이대로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상사를 볼 면목이 없으니 지금 사직서를 작성하는 중이라는 답변을 해왔고, 한국인의 기개와 자신의 일에 대한 책임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나 혼자 잘나서 일이 구해진 것이 아니라 다른 한국분들이 잘 해주신 덕분에 잘 풀렸던 것으로, 같은 한국 출신으로써 내가 앞으로 사회에 갚아야 할 빚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계 기업의 아세안 헤드쿼터에서는 총 1년 6개월을 근무했는데 동남아지역의 헤드쿼터로써 일본 본사와 태국의 공장을 잇는 해외영업 담당자로서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게 나의 주된 업무였다. 처음 꿈꾸었던 것처럼 태국과도 연관 있는 업무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왜 제조업이라는 분야를 선택했는가에 대해서 누군가 물어본다면, 한국은 제조업이 중심이 된 선진국으로써 자연스럽게 제조업에 대한 흥미가 생긴 것과, 세계의 제조업체들이 더 싸게 물건들을 생산하는 나라를 찾아서 중국을 벗어나 베트남, 인도로 생산 거점을 옮겨가고 있기 때문에 향후 동남아시아의 성장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십 년 내에 세계의 생산거점의 40%는 아시아 지역으로 옮겨온다고 한다. 같은 팀의 동료는 주로 중국계 싱가포르인, 말레이시아인으로 다민족의 나라답게 업무 때 쓰는 일본어 외에도 사내 공식언어인 영어, 말레이어, 중국어, 여러가지 언어를 일상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혹자는 싱가포리언이 쓰는 영어는 중국어 악센트가 묻어나기 때문에 브로큰 잉글리쉬라고 격하하지만 다민족인 싱가포르라는 나라의 특성이 드러나는 부분이자 매력이 아닐까 생각한다.

업무 실력을 하면서 영어 실력도 많이 늘었다. 꽤 몇 명의 사람들이 영어공부를 하러 영어권 국가인 호주나 캐나다 등지로 워킹홀리데이를 많이 떠나곤 하는데 다녀온 주변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농장일, 캐셔잡을 전전하느라고 생각보다 영어가 늘지 않았다는 코멘트를 접하게 된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지점은 다를 수 있겠지만 영어가 공식언어인 아시아국가 취업도 선택의 범주에 넣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이들 나라는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지 않더라도 오피스잡을 구할 수 있는데, 한국 시장을 맡는 것을 시작으로 해서 점진적으로 영어 실력을 늘려갈 수 있다. 또한 오피스에서 배운 비즈니스 영어는 추후 한국이나 다른 나라로 거주지를 옮기더라도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나는 이러한 싱가포르 지역거점에서의 경험을 거쳐 현재는 일본 본사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목표가 생겨서, 또다른 제조업체 타카하타프레시전의 본사에서 해외영업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번에도 말레이시아를 필두로 한 동남아시아 담당이다.

글을 읽는 분에게 오해가 있지 않도록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게 있다면 관광비자로 무턱대고 다른 나라로 가서 도전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한국에서 잡 오퍼를 받아서 가기를 권유하고 싶으며, 산업인력공단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도 적극 활용하시라고 말씀 드리고 싶다.
나도 해외취업 준비를 하면서 산업인력공단에서 주최하는 해외취업 성공자를 초대한 강연회에서 희망을 얻을 수 있었고, 해외취업을 희망하는 같은 청년 구직자와 교류할 수 있는 이벤트 등. 유용했다. 끝으로 당장 목표를 이루지 못하더라도 노력하다 보면 결국 꿈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며 해외에서 일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 분 모두를 응원하고 싶다.